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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공간

2023.02

gaelim 2023. 2. 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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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정리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감정이 앞서 어떤 말부터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어디로부터, 어디로 갔든, 하던 일이 어떻게 바뀌었든, 돈을 얼마나 벌게 되었다든,
삶이 조금 풍족해졌지만, 그만큼 바빠져서, 취미 활동이 줄고, 안 좋은 일이 생겨서, 내가 잘 못 해서.

내가 정말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지에 대해, 좋은 개발자인지 의심이 들 때, 나 조차도 나를 의심하게 되어버리면 정말 바닥이겠구나, 싶었다.

내 업이 개발가 아니여도, 내가 어떤 일을 하든,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급여나 평가와 같은 물질적인 보상이나 또는 동료나 주변환경들의 문제 때문에, 또는 개인의 욕망 때문에 고민들이 쌓여갈 때, 퇴근하고나서도, 일을 할 때도 내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매일 8시간 일하고, 1시간을 출퇴근에 소비하고, 그리고 집에서 적어도 3시간 이상을 풀리지 않는 고민으로 혼자 끙끙 앓았다. 그게 반 년은 넘게 지속되었던 것 같다. 잠을 자러 누울 때도, 내일 출근도 힘들거라는 괴로움이 들었다. 밤을 지새운적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개발이고, 나는 앞으로도 개발을 할 거다. 앞으로, 단지 먹고 살기위해서 일을 할거라면, 나는 꽤 많은 시간동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다른 업으로 바꾸는 것의 시간과 비용의 아쉬움(기회비용) 도 있지만, 내가 재밌어하는 일을 못해서 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어떤 고액 연봉자나, 고학력자들이나, 높은 직위의 분들이나, 이상한 장소에서 일을 하던,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던, 바짝 긴장하거나 괴로워할 필요 없이,

나는 일이 재밌어서 몰입을 통해 고민과 긴장은 잠시 잊은 채로, 나와 내 앞의 상황, 그리고 일을 해야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멋진 기회와 운명이 조금 더 빨리 다가올지도.

그들은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경쟁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자신이 살아가는 것에만 열중하며 온 힘을 다한다. 자연의 섭리란 원래 그런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살아가지 않는 식물은 하나도 없다. 노력하지 않는 식물은 생존하지 못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육식동물이든 초식동물이든 먹고살기 위해, 그리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열심히 살아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바로 그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그런데 인간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노력' 이라든가 '열심히 산다'는 말을 자신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일처럼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만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살아가는 일 자체가 치열한 노력의 연속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섭리이기 때문이다.
- 왜 일하는가 중 '돌 틈에서도 싹을 틔우는 잡초의 기세로' 장, 이나모리 가즈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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